Blog Season 1 종료/ㄴ 독서

(독서) 양정철 - 세상을 바꾸는 언어: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Joey 2018. 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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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의 "세상을 바꾸는 언어: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문재인 대통령님을 곁에서 보좌하다가 대통령 당선 후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곁을 떠난 양정철 이라는 저자의 배경과,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말과 글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는 출판사의 홍보 문구에 기대를 가지고 읽게된 책이다.


이러한 기대에 대한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머리말과 책 초반 몇개 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일화와 함께 말과 글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몇개의 장 정도만 기대를 충족했다. 책을 사면서 두 분 대통령, 그리고 주변 정치인들이 실제로 했던 말과 글, 그 분들의 정치적 소신, 정치 행보에서의 일화들을 소재로 말과 글이 민주주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를 가까운 거리에서 대통령을 모셔온 분을 통해 보고 배우기를 기대했다. 강원국님의 대통령의 글쓰기 같은 책처럼. (관련 서평 Link : 2015/01/11 - [남편의 생각/독서] -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는 책이 아니다. 올바른 말, 단어, 어법의 사용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책이다.


우리 사회에서 부족한 의식인 평등, 배려, 공존, 존중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어떤 말을 하고자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무심코 쓰고있는 잘못된 언어습관을 각 주제별로 분류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책 내용의 80% 정도)을 읽는 내내, 우리말 고운말, 우리말 바로쓰기 같은 TV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한 코너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한번은 본 듯한, 들어본 적이 있던 잘못된 단어사용, 말 속에 숨겨져 있는 편견 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 중, 평등, 배려, 공존, 존중이라는 주제에 맞는 내용들을 모아둔 책. 딱 거기 까지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들이 중요한 이야기는 맞다. 하지만 새롭지 않고, 책을 홍보한 방향이나 나 같이 저자의 배경에 어떤 기대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에게는 실망을 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국어, 도덕, 사회수업을 동시에 받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책 중간에 정말 국어 수업, 문법 강의 같은 부분이 있다. 글을 업으로 하던 저자의 욕심에서 들어간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책의 기획의도와 맞지도 않을 뿐더러, 안그래도 기대와 다른 책의 내용에 실망하던 입장에서 사족으로 느껴졌다. 과유불급. 편집과정에서 과감히 뺐으면 어땠을까.


기획 의도와 마케팅에 비해 책이 말하고 있는 내용에 다소 괴리가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언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는 관점, 작은 언어 습관을 바꾸어나가며 좀 더 진보된 민주주의로 다가가고자하는 저자의 관점과 주장에는 적극 공감한다. 책에서 이야기되는 어휘들 뿐만 아니라 평소의 말과 글에 있어서 하나하나 신중함을 기해야겠다는 반성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해 몇가지라도 더 알 수 있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약간은 보상 받는 정도의 책.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리 재미있게, 유용하게 읽지도 못했었고, 다른 분들께 선듯 읽어보기를 권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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