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독서

(스릴러 소설) 사무엘 비외르크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Joey 2018. 1.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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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비외르크의 스릴러 소설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훌륭했던 전작,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


사무엘 비외르크의 전작인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스릴러,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 마누라님께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는데, '제 2의 요 네스뵈로 불릴만한 천재 작가의 등장' (정확하진 않다)이라는 책 표지의 소개글이 눈에 확 띄었다. 몇번 포스팅 한 적도 있지만, 요 네스뵈의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나서는) 요 네스뵈보다는 넬레 노이하우스 (백설공주를 위하여 등을 쓴 독일 소설가)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는 사무엘 비외르크가 '미아'와 '뭉크'라는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 범죄소설 시리즈의 첫번째 편. 같은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연작 소설의 첫번째 편을 읽을 때면 마치 미드 첫번째 시즌을 보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첫 편의 소설이나 첫번째 시즌의 드라마 모두 빠른 전개 속에서도 각 주인공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야기의 성격을 갖춰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지간 해서는 높은 완성도를 가지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도 약간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미아, 뭉크라는 두 주인공, 뭉크가 이끄는 수사팀의 팀원들에게 그들의 배경과 성격을 부여하는 과정이 소설 진행을 방해하는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가장 복잡한 배경과 성격을 가진 형사 미아가 사건의 중심이 되기에, 그녀의 내면과 과거를 깊게 들여다보는 에피소드들이 소설의 결론과 매끄럽게 연결되면서 마무리 되기에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첫 작품인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는 정말 훌륭한 한편의 스릴러 소설이다. 수 많은 등장 인물 각각이 의심을 받고 그 의심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독자의 뒤통수를 서너번은 후려치는 기분이 들 만큼 쉽게 예측하지 못한 반전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런 반전 속에서도 범죄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후속작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그래서 서점 스릴러 소설 코너에서 사무엘 비외르크의 두번째 소설,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의 후속이라는 소개글을 달고 있는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라는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무척 기대가 컸다. 




그리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이미 충분히 들여다 본 미아의 내면을 이야기 내내 계속 들여다 본다. 그런데 그게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 없이 방해만 된다. 후속편을 염두에 둔 큰 그림이라고 해도 인정하지 못하겠다. 이야기의 구성과 문체도 뭔가 불편하다 (번역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문장 하나하나의 짜임새는 불편함이 없다). 그리고, 범죄의 구성도 허술하다. 용의자의 등장과 의심의 해소, 진짜 범인의 등장, 범죄의 동기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구성이 촘촘하지 못하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 제대로 요리하지 못한 느낌이다. 처음 몇개의 장은 재미있게 잘 읽어진다 (특히 첫번째 장은 강렬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끝으로 갈 수록 속도감이 떨어지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용의자들의 허술함이 저자가 의도한 반전을 반전처럼 느끼지 못하게 한다. 


재미있는 스릴러, 추리소설은 절정부에 이르르면 책을 내려 놓기가 쉽지 않은게 일반적이다. 가령, 내일 출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타이밍에 정말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읽고 있는 상황이라면, 잠을 조금 아껴서라도 결론을 보고 자게 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니었다. 


책의 10~20%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에 와이프가 내일 출근하려면 자야되지 않냐고 물어봤다. 시계를 보고 그러겠다고, 쉽게 책을 내려놓고 불을 끄러 가려했다. 남은 페이지 수를 얼핏 본 와이프가 결론 부분인거 아니나며, 중간에 끊고 잘수 있냐고 반문한다. 


"응. 괜찮어. 늦었는데 자야지." 


"재미 없구나?"


"어...... 사실 좀 그러네. 전 작은 좋았는데......"


"알라딘 고고?" 


"응. 그래도 됨."


그러고 그냥 잤다. 다음날 퇴근해서 결론을 마저 읽었다.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독서가 끊어져도 아쉬운게 딱히 없는 스릴러 소설. 이게 이 책에 대한 평가다.



점수를 매겨 보자면,


사무엘 비외르크의 작품 중,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 4.5점 / 5점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2점 / 5점



그래서 결론은,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는 강력 추천.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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