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투자자가 되고파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전략을 하나의 축으로 가져갈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투자에 있어 게을러짐에 따라 시장 대비 높은 초과수익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고, 대신, 개별 기업을 하나하나 분석하던 투자에 대한 노력을 내가 좋아하는 다른 취미 같은 것들로 돌릴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역발상 투자를 다시 꺼내 읽고(2012/05/31 - [배움/독서] - [독서/투자]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방향성을 잡아볼려고 했는데, 사실 이것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엘 그린블란트의 마법공식 이라는 투자 방식도 어떻게 보면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와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방식이고, 과거에 그런 방법으로 투자를 해 볼려고 시도해 본 적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재미'(수익율 놀이에서의 재미가 아니라 기업을 뜯어보고 분석하고, 그에 따른 투자 성과가 나타날 떄의 재무)를 잃어버린 투자방식이기에 포기하기도 했었는데, 또다시 그런 재미를 포기한 투자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을지는 나 스스로에게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일상/투자 사이의 균형, 내가 투자에 들이는 노력/투자 위험/수익율 등 몇가지 변수간의 상관관계를 곰곰히 고민해 본 결과, 난 적극적 투자자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법공식으로 투자할 당시 재미가 없어서 중도 포기한 바 있지만, 드레먼이 이야기하는 역발상 투자전략에서 절충 방식은 약간의 재미도 보장하면서 조금은 게으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려서 이 투자방식을 채택하게 됬다(물론 개인적인, 나에게 적합한 방식이라는 이야기다. 투자와는 관계없는 업종이지만, 직업 상, 재무분석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valuation에 대한 실제 적용이나 이론적 배경 등에 있어서는 매우 자신이 있고, 익숙하고, 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드레먼이 이야기하는 많은 내용들을 다른 참고서적을 찾거나 누구한테 물어보거나 고민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적합하다는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이런 저런 잡설은 그만 하고, 역발상 투자전략을 요약해 보자면,
1. 순수한 역발상 투자전략
역발상 지표(PER, PDR, PCR, PBR) 중 한가지를 택하여, 그 중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주식을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개별 기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생략되므로 적당한 수준의 분산이 뒤따라야 되며, 거래량에 부족으로 인한 호가 갭에 따른 수익율 손실, 개별 기업의 파산 위험 등을 고려하여 소형주는 제외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장기간 투자하고, 주기적으로 투자종목을 교체한다.
2. 절충형 전략
순수 전략은 증권 분석이라는 시도 자체를 배제한 전략이다.
드레먼인 심리적 요인, 그리고 지적 한계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투자에 있어서 인간의 판단과 예측이 개입되는 것이 수익율 하락 가능성을 높이기 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과 예측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증권분석을 역발상 투자에 접목한 절충형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길지만 나름 읽어볼 가치가 있는데, 책에 나온 글들을 그대로 옮겨 보자면 다음과 같다.
순수 전략에서 아래 지표 등을 추가적으로 고민하여 종목을 선택한다.
가장 큰 전제는 역발상 지표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종목을 대상으로 충분한 분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지표 1.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
유동비율, 부채비율,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제표가 건전한 기업은 영업환경우 어려운 기간에도 큰 손상을 입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다. 재무건전성은 어떤 기업의 배당이 유지되거나 증가할지 판단하는 데도 중요하다.
지표 2. 운영비용이 낮고 각종 재무비율이 유리한 기업
지표 3. 이익증가율이 최근의 S&P500보다 높고, 가까운 장래에 급락하지 않을 기업
미래 이익을 정확하게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전반적인 방향만 잡으려는 시도다.
우리는 5분위의 바닥에 있는 주식을 다루고 있으며, 시장은 이런 주식들에 대해 최악의 상황만 기대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기존의 예측 기법과 달리 정확한 이익 예측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방향만 잡을 뿐이며, 그거솓 대개 1~2년의 단기간에 대해서다.
예를 들어 월스트리트에서 어떤 기업의 이익이 다소 감소한다고 예측하면, 내가 조사한 지표가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서둘러 매입하지 않는다. 분석가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익을 전반적인 방향만 예측하는 것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의 중요한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는 훨씬 간단해서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표 4. 이익 예측치가 반드시 보수적으로 치우친 기업
이익의 전반적인 방향만 예측하면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면 실수할 확률을 더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하는데도 기업의 이익이 S&P보다 1~2년 동안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 유망한 투자대상을 발견한 것이다.
지표 5. 배당수익률이 평균 이상이고, 이를 유지, 증가시킬 수 있는 기업
소형주 역발상 투자원칙. 소형주에서는 아래 내용이 추가로 고민되어야 한다.
재무상태가 탄탄한 소기업 주식을 매수하라(제조업체의 경우 대체로 부채가 자본 대비 6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배당수익율이 시장 평균보다 높고, 배당지급도 늘고 있으며, 배당 성향이 안정적인 소기업 주식을 매수하라.
이익성장률이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소기업을 선정하라.
소형주일수록 거래 유동성이 빈약하기 때문에 더 폭넓게 분산하라. 소형주 포트폴리오는 대형주 포트폴리오에 비해 두 배 더 많은 종목으로 분산해서 보유하는 게 좋다.
인내를 가지고 보유하라. 매년 투자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주가에 탄력이 붙으면 소형주는 어마어마한 수익율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3. 매도 전략
종목 선택에 있어서의 전략은 위와 같고, 매도에 대한 전략은 아래 처럼 정리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기계적으로 지침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면 결정을 내릴 때 감정적 요소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망이 밝아 보여도 PER(또는 다른 역발상 지표)가 시장 수준에 접근하면 주식을 매도하라. 그 주식을 다른 역발상 주식으로 교체하라.
매도기준을 정한 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무조건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저 PBR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 주식의 주당 장부가가 계속 상상하여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시장 PBR보다 낮을 수도 있다. 주가가 두 배나 세 배 올랐어도 주당 장부가 역시 두 배나 세 배 상승해서 그 주식이 장기간 저 PBR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저PER, 저PCR, 저PDR도 모두 마찬가지다.
또 다른 질문은 주식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얼마나 오랫동안 보유해야 하는가다.
포트폴리오에 잔뜩 들어 있는 주식들이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장기간 실적이 엉망이어서 결국 투자실적이 부진해 지기도 한다. 드레먼은 2.5~3년 정도가 적절한 기간이라고 생각한다(이익이 감소한 경기순환주라면 이 기간이 3.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 기간 뒤에도 그 주식의 실적이 여전히 실망스럽다면 팔아버려라.
당신 스스로 판단하라. 하지만 자신이 정한 기간을 반드시 따라야 하며,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서는 안된다.
또 중요한 원칙은 어떤 주식의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본이 크게 악화되는 경우 그 주식을 즉시 매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고통스럽겠지만, 무엇인가 잘못되어 기업이나 산업의 전망이 극적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주가가 곧 회복되기 마련인 분기의 부진한 실적이나 일시적인 실망실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중요한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고집을 보리지 말고, 욕심도 부리지 말며, 작은 손실을 두려워하지 말라. 주식을 매입할 때 그 주식을 매도할 수준에 대해 결정을 내린 다음, 그 결정을 끝까지 지켜라. 몇 푼 손해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절충 기법을 사용하는 경우의 매도전략에 대해 질문할 게 더 있을 것이다.
포트폴리오에 25~30종목을 보유하고 있는데, 보유한 종목보다 훨씬 더 저평가된 종목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는 교체매매를 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의 종목 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원칙을 명심하라. 한 종목을 매입할 때마다 한 종목을 매도해야 한다. 교체 과정에서 많은 판단을 해야 하고, 따라서 실수의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이런 종류의 교체는 과도한 매매를 피하기 위해서도 비교적 삼가야 한다.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나 일시적 사업여건 때문에 이익이 감소해서 PER가 높아진다면, 그 주식은 팔지 말라. 역발상 기법을 사용하다 보면 경기순환주라서 또는 다른 이유에서 이익이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실패작들을 다수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도 역발상 주식들은 전반적으로 우월한 실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종목 수와 산업별로 적절하게 분산투자를 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정도의 틀에서 약간의 고민을 더해서 포트폴리오 운영을 해 볼 계획이다.
사실, 한 8~9년 정도의 data를 가지고(마침 valuestar에 참 좋은 기능이 있길래), 그린블란트의 마법공식에 따른 종목 선택(드레먼의 PER를 역발상 지표로 사용하는 경우와 별반 차이가 없으므로) 후, 1년 또는 2년 주기로 투자종목군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지속할 때의 성과를 시장 수익율과 비교하는 작업을 아주 간단하게 한번 해 봤었는데, 떄로는 시장에 지기도 하고, 때로는 시장을 이기기도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율 창출이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물론 신뢰하기에는 기간이 짧고 모집단도 작은 문제가 있지만, 미국의 시장에서는 검증된 방식이기에 한번 따라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뮬레이션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차차 올려보기로 하고...
Magic Formular + Constraints, 마법공식과 역발상.
유치하지만, MACON fund라 이름 짓고 2012년 5월 부터 투자를 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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