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요리와맛집

(고양 스타필드 맛집) 광화문 국밥 - 이탈리안 셰프가 만드는 돼지국밥

Joey 2017. 10. 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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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스타필드 맛집 - 광화문 국밥


글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

수년 전, 이선균과 공효진이 주연으로 나온 파스타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었다. 두 주인공이 연애하는 이야기 보다 주방이라는 공간과 요리라는 일이 보여주는 매력이 더 재밌었다. 이 드라마를 보던 무렵부터 요리와 음식에, 특히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했던 파스타 라는 음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파스타라는 요리에 대해서 알고 싶어 책을 찾던 중, 박찬일이라고 하는 요리사가 쓴 책을 찾게 됐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와 "박찬일의 파스타 이야기"라는 두 권의 책이었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는 박찬일 셰프가 이탈리아에서 요리학교를 다니며, 그리고 견습생으로 시칠리아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겪은 요리사라는 직업인으로서의 다양한 경험들과 요리를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파스타 이야기"는 파스타라는 음식의 기원, 문화적 의미, 다양한 파스타 요리들, 일상 속에서 파스타라는 음식이 가지는 의미를 풀어낸 책이다. 

여기서 두 책의 서평을 쓸 건 아니니까 책 이야기는 잠깐 멈추자. 아무튼, 이 무렵에 박찬일이라는 요리사를 처음 알게 되었고, 기자 출신인 만큼 맛깔나게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라 꼼마"라는 식당을 굳이 찾아가서 박찬일 셰프가 요리한 파스타와 티라미슈를 굳이 찾아 먹었고, 회사 근처에 "몽로"라는 식당을 내었을 때, 회사 동료들을 이끌고 정말 맛있는 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 이후에 박찬일 셰프가 출간하는 책들을 사 모으기도 했다. 마치 열성 팬들이 아이돌 덕질하듯 꾸준히 이 글쓰는 요리사의 행적을 쫓아 다녔던 것 같다.

우선은 이 요리사가 쓰는 글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그리고, 그 글에서 보이는 작가의 마음이 마음에 들었다. 요리를 대하는 마음,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이 내 마음에 와 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괜히 이런 사람이 하는 요리라면 정성이 가득하고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라 꼼마, 몽로 등에서 맛본 요리들 하나하나가 만족스러웠다.


광화문 국밥

올해 초 페이스북 등 SNS에서 새로운 유형의 돼지국밥에 대한 글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하나는 예전에 포스팅 한 적도 있는 옥동식(2017/06/25 - [남편의 생각/요리와맛집] - (합정 맛집) 옥동식 - 돼지곰탕. 국물이 끝내줌. 돼지국밥 아님.)이었고, 다른 하나는 박찬일 셰프의 "광화문 국밥"이었다. 이탈리아 요리 전공 셰프의 돼지국밥과 냉면, 수육. 생소하지만, 박찬일 셰프가 쓴 책들에서 보여준 한식에 대한 추억과 애착, 요리를 접하는 마음을 생각하면, 서툴게 내어 놓은 요리는 절대 아닐 것 같았다. 

한번은 꼭 가 보고 싶었지만, 집과 회사에서 쉽게 들르기 쉬운 위치가 아니다보니,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 포스팅으로만 대리만족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집 근처 고양 스타필드 광고 전단에서 광화문국밥이 입점했다는 걸 발견했고, 몇 주 전, 평일 휴가 때, 여유롭게 광화문국밥의 돼지국밥을 즐길 기회가 있었다. (고양 스타필드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너무 붐비는 상황이다 보니 주말에는 편히 밥 한끼 먹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평일에도 몇몇 식당은 줄을 서야하는 모습이었지만, 광화문국밥은 아직까지는 그리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광화문국밥의 돼지국밥



국밥 한그룻과 돼지고기 수육이 같이 나오는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단촐하게 한상이 차려진다. 밥 한공기. 부추와 파가 수북하게 올려진 돼지국(밥), 돼지고기 수육, 김치. 

국물에 적당히 간이 되어있어 따로 새우젓이나 소금을 더 할 필요가 없다. 국물이 맑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처럼 걸쭉한 국물이 아니다. 그래도 한술, 두술 뜨다보면 입가에 번들번들 기름이 칠해 진다. 와이프는 식사 후 국밥 기름기 때문에 립스틱이 잘 안발라진다고 불만이다. 맑은 국물이지만, 옥동식의 돼지곰탕과는 또 다르다.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다양한 맛을 보여준다면, 광화문국밥의 돼지국밥은 그냥 고기국물의 느낌이다. 하지만 광화문 국밥의 돼지국밥이 더 맛있다. 국물위에 수북하게 올려놓은 부추와 기가막히게 잘 어울린다. 부추도 잡내가 없이 향긋하다. 좋은 재료를 썼을 거라고 믿는다. 

국밥에 고기도 아쉬움 없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옥동식이나 광화문국밥 모두 버크셔라고 하는 돼지 품종을 쓴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돼지 품종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두 식당이 같은 품종의 돼지고기를 쓰지만, 국밥에 들어간 고기의 맛과 식감은 광화문국밥의 고기가 더 좋았다. 옥동식에서 국물의 깔끔한 맛에 반했지만, 고기는 약간 퍽퍽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는데, 광화문국밥은 그런 식감의 불편함이 없다.

국밥에 밥을 말아본다. 박찬일 셰프에 대한 팬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밥에도 신경을 많이 쓴게 아닌가 싶다. 오래된 밥을 밥공기에 미리 꾹꾹 눌러 퍼 둬 떡진 느낌이 없다. 적당한 온도의 국물 속에서 잘 말아져 밥알들이 편안하게 먹힌다. 

수육도 맛과 식감 모두 만족스럽다. 처음 집어먹은 수육 한점이 차갑다. 다른 블로그에서 수육을 부위별로 온도를 다르게 해서 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 기대하고 다른 부위를 집어 먹었는데 역시나 차갑다. 부위별로 식감을 고려해서 다른 온도로 먹는다는 그 느낌이 궁금했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생긴다. 차갑게 식은 수육이지만, 잡내가 전혀 없다. 식감 맛 모두 훌륭하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내 입맛에는 맛 없는 김치였다. 너무 익어 식감도 무르고 신 맛이 강한 김치였다.

김치를 빼고는 모든게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국밥 한그릇과 수육 한접시가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 맛과 식감에 감탄하며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릇들은 말끔하게 비워져있고 배는 든든하게 불러져 있었다. 


명불허전. 광화문 국밥

고양 스타필드에서 맛집 찾는다고 이집 저집 검색할 필요 없다. 그냥 광화문국밥에 가면 절대 후회할 일 없다. 가서 수육+국밥 한세트 주문해서 후루룩 밥 말아 들이키고 일어서면 된다. 어른들 모시고 가도 좋고 아이들과 가도 좋다. 너무 유명해 지기 전에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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