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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The Big Short, 2015)

Joey 2016. 3.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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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The Big Short, 2015)




토론토 출장 길, 13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본 6편의 영화 중 하나. 

아빠가 된 후,  보고싶은 영화를 즐길 여유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출장갈 때 비행기에서 영화 너댓편은 꼭 챙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예전, 페루 리마로 가는 길에는, "블랙 스완", "아바타", "인셉션" 3편을 연달아 봤다. 모두 사람의 심리, 꿈과 현실, 그리고 가상세계를 오가는 주제를 다룬 영화여서인지, 출장지에서 계속 악몽에 시달려, 시차적응에 완벽히 실패했던 경험도 있다. 그래도, 시차적응에 문제를 가져올지언정, 출장길 비행기에서 보는 영화는 포기할 수 없는 재미거리가 아닌가 싶다.


빅 쇼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뤘다는 점에서 좀 지루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이용해서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니 살짝 흥미가 간다. 게다가, 브래드 피트, 크리스찬 베일, 라이언 고슬링 (쏘리, 스티브. 아이 해븐트 논 후유아 비포 워칭 디스 무비)이 동시에 주연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왠지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마이클 루이스의 원작이라고 한다. 머니볼, 라이어스 포커의 그 마이클 루이스. 

그렇다면, 어머, 이건 봐야해. 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루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워낙 잘 만들어져 2시간의 러닝 타임이 금방 지나간다 (물론, 나는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 나왔는지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하지만 비중이 낮은 (응?) 듯 스쳐 지나간다. 크리스찬 베일은 크리스찬 베일이다. 이 사람은 어딜 나와도 무게감이 있다. 

그래. 암튼 잘 만든 영화고 나는 재밌게 봤다. (좀 멋들어 지게 영화평을 써 보고 싶었으나, 그건 현재의 내 능력 밖의 일인 듯 하다)


주제를 돌려, 이 영화로 금융, 현대 사회, 투자를 이야기 해 볼 수도 있겠다.

1. 투자: 철저한 사실 확인을 기반으로 산정된 가치와 실제 가격의 괴리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

2. 시장: 효율적 시장 이론 이라는 큰 이론적 배경을 두고, 시장 참여자는 모두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며, 모든 정보는 시장 참여자에게 균등하게 주어진다는 전제 하에, 그 누구도 시장을 앞서는 수익율을 투자를 통해 기록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수년간 이어져 왔다. 하지만, 사람은 합리적이지도 완벽하지도 않다. 다양한 심리적 편향을 가지고 행동을 하며, 비 합리적인 선택을 반복한다. 이러한 비합리성이 누적되면 시장 내에 버블이 생기기도 하고, 그 버블이 붕괴할 때 말도 안되는 가치 하락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비 합리적인 시장의 행태는 합리적인 투자자에게 시장 초과 수익을 달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3. 투자자의 심리: 철저한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때로 시장이 비합리적으로 투자대상 자산을 평가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영화 초반에서는 버블에 맞서는, 중반에서는 버블 붕괴 전 비합리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주인공들이 시장의 비합리성에 맞서는 상황이 나온다.

4. 금융 시장의 도덕성: 늘 많은 비판이 나오는 월 스트릿에 대한 이야기다. 주변에서 외국계 IB라고 불리는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정말 많은 돈을 번다. 세상의 부가가치가 어떻게 형성이되고 어떻게 배분이 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궁금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금융서비스업이 창출하는 가치가 크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기에, 일단 이들이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뒤로 미뤄두자. (한국이라는 작은 금융시장, 그리고 종종 금융계의 소소(?)한 사고에 엄격한 징계를 내리는 우리 나라의 사회 분위기 (물론 금융계 안이든 밖이든 큰 사고에는 정말이지... 너무 관대한 나라다. 도덕적 둔감성이 극에 달한 사회.)에서 논할 주제는 아닐 수 있겠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금융시장의 도덕적 불감증, 무책임함, 로비를 통한 자기 지위를 지키는 행동 들은 개선되어야 하고 철저히 비판받아야 할 것 같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다면, 세상 살 맛 나는 사람 몇이나 남겠나.


재밌는 영화라고 말은 했지만, 투자에 관심이 많고, 세상 만사에 관심이 많고,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은 개인으로서, 쓸데없이 무거운 생각들을 해 봤다.

위 잡설들은 무시하시고, 한번 보시라. 재밌다. 투자, 금융시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특별히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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