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영화

가슴 따뜻한 영화 "파파로티"

Joey 2014. 11. 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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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로티


퇴근 후, 편안하고 게으른 자세로 누워 울며, 웃으며 본 영화.

한국 영화계에서 먹힐만한 흥행 소재들을 모두 가져다 쓴 영화여서,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 어려운 환경에서 삐뚤어진, 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천재 소년이 중심에 있다. 천재적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데, 잘생겼고 싸움도 잘한다. 
  • 곁에는 소년의 재능을 알아본 스승이 있다. 무려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과 같은 사람이다. 그도 한때 천재성을 가진 음악가였지만 병으로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놓쳐 한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훌륭하지만 약간 삐뚤어진 성격으로 마냥 존경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다. 
  • 여기에 적당히 미화된 조폭의 의리, 그리고 짧지만 강렬한 액션신도 곁들여진다. 조폭 두목은 비정하지만 결국 주인공을 놓아줄 수 있는 대인배의 모습이다. 
  • 외롭게 자라온 소년 옆에는 친형같은 조직의 형님도 있다. 그 형님은 주인공을 변화시킬 멋진 말 한마디를 남기고 세상을 뜬다. 
  • 이런 환경에서 소년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그 천재성을 세상에 알린다. 
  • 여기에 아주 귀여운 고등학생의 러브스토리, 감초같은 조연들의 코믹연기가 빠지지 않는다. 
  • 주인공의 재능이 음악에 있는 만큼 영화 속 노래와 음악들도 주옥같다.

영화속 이야기를 구성하는 하나하나가 한국영화의 흥행공식에 잘 들어맞는 요소들이다. 이런 요소들이 과하게 표출되었거나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만 엉성했어도 망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파로티는 보는 내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울고 웃으며 감동받을 수 있도록 이런 요소들을 잘 버무려 놓았다. 

이 영화를 재밌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한석규, 이제훈이라는 훌륭한 배우들이 아닐까. 한석규는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배우이니 말할 것도 없고, '고지전'이라는 영화에서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준 이제훈이라는 젊은 배우도 전혀 다른 역할을 맡은 이 영화, 파파로티에서 다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요즘 핸드폰을 너무 많이 쳐다보느라 눈이 약해져 그런지 영화보는 내내 눈물이 나더라. 

스승이 조폭 두목을 찾아가서 소년을 놓아달라고 간청할 때 그 간절함에 울컥하고, 할머니가 떠나갈 때를 회상하는 소년의 모습에, 무대에 오르지 못해 속상해 하는 소년의 모습에, 소년이 노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이미 경연이 끝난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요구라는 걸 알면서도 심사위원들에게 간청하는 스승의 모습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무대에서 스승과 소년이 함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던 장면에, 유학을 떠나며 스승에게 큰절을 하는 모습에, 그리고 멋지게 성공하여 귀국한 뒤 스승과 함께 부르던 노래를 스승에게 바치는 장면에......

파파로티. 참 따뜻한 영화였다.

그리고, "행복을 주는 사람" 이라는 노래도 새삼 따뜻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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