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사진과 생각

[Photo Essay] 푸타네스카 파스타. 창녀의 파스타

Joey 2012. 6.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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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주말에 와이프와 아이에게 만들어준 파스타. 푸타네스카 파스타. 맛있지만 '창녀의 파스타'라는 이름이 민망하다.




박찬일 저, "보통날의 파스타" 중,



하고많은 이름 중에 하필 '창녀'라니. 나는 그명명의 배경을 이렇게 생각한다. 우선 창녀란 특정 상대가 아니라 많은 남자를 만난다. 한마디로 '이것저것' 잡탕처럼 섞인 조건을 의미한다. 또 창녀란 싸구려, 변변찮은 것이란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존종받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다. 푸타네스카 스파게티에는 워낙 많은 재료가, 그것도 '싸구려'가 들어간다. 물론 이탈리아 현지의 가격이 기준이다. 안초비가 한국에서 얼마나 비싼가. 어찌 되었던 이런 이미지의 조합이 바로 푸타네스카, 즉 매춘부의 파스타라는 남우세스러운 이름을 갖게 된 것은 틀림없으리라.


참 재밌게 읽었던 박찬일 셰프의 "보통날의 파스타" 중 한 구절이다.

이름이야 어찌되었던지 간에, 요리를 신나게 준비한 내 입장에서는 나를 뺀 나머지 두 입, 와이프와 첫째가 맛있게 먹어주기만 한다면 만족이다. 아들녀석이 파스타의 이름과 그 의미를 물어보지만 않는다면......

위 책에서 이야기한 레시피 대로, 마늘을 오일에 가볍게 구워 향을 내고, 양파를 볶고, 엔쵸비와 올리브, 그리고 케이퍼를 넣어 좀더 익혀준다. 토마토 소스를 넣을수도, 넣지 않을수도 있다지만, 앤쵸비 향에 익숙치 않은 와이프를 위해 토마토소스를 넣어준다. 이것만 가지고 입짧은 두명을 만족시키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새우를 넣어 탱글탱글하게 익혀 식감과 맛을 더해주고, 아들녀석이 좋아하는 푸쉴리 파스타를 함께 넣어준다. 

열심히 만들고 맛있게 먹는다. 

요리를 한다는 것. 맛있게 먹는 것. 맛있게 먹는 입을 바라보는 것.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요리를 할때면 첫째녀석은 옆에서 정신없이 떠들고, 둘째녀석은 바닦에 누워 파닥거리며 울고있고 마누라님은 정신없어 한다. 손으로 만드는 것인지 발로 만드는 것인지, 먹을 때면 코로 먹는 것인지, 입으로 먹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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