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사진과 생각

[Photo Essay] 무당벌레

Joey 2012. 6. 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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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무더위를 맞이할 준비를 할 무렵. 대구 부모님의 텃밭에서 만난 무당벌레 한마리.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 그리고 아들과 함께 부모님이 가꾸시는 텃밭을 찾아갔다. 30~40평 아파트의 거실 넓이 정도 되려나. 이제는 기력이 많이 쇠약해 지신, 부모님 두분이서 열심히 가꾸시기에 적당한 넓이가 그만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작은 밭에서 여기 저기 구획을 나눠서 걷어 들이는 것들은 부모님 두분, 형네 집 네식구, 우리집 네식구가 봄, 여름, 가을 3 계절동안 넉넉하진 않더라도 생각날때 마다 찾아서 먹을 만큼은 된다. 토마토, 가지, 근대, 상추, 쑥갓, 당근, 파, 배추, 정구지(표준말로는 부추라고 하더라. 대학교때 서울와서 처음 알았다) 등 흔히 먹는 야채라는 야채들은 다 심어져있다.


어머니는 열심히 저녁거리와 형네와 우리 식구가 서울 올라갈 때 가져갈 채소들을 거둬드리고 계시고, 자연을 접할 기회가 없는 아들 녀석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닐때, 혼자사 밭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작은 무당벌레를 발견했다. 내가 어릴 때에는 집 마당, 골목에 있는 잡초들 사이, 동네 뒷산 등 이무렵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이었는데, 한 십년간은 실제로 못봐왔던 것 같다.


괜히 반갑더라.


그림으로만, 그리고 사진으로만 무당벌레를 봐 왔을 아들 녀석에게 보여주면서, 한번 손위에 올려보라고 했더니 으악! 하고 도망간다. 손위에 올리면 노란색 오줌을 싸버리는데 그 냄새가 지독해서 무섭다고 한다. 내가 어릴 때에는 손에 올리고, 손위로 기어가는 모습을 보고, 하늘로 날려주고 나면 손에 남은 누런 물을 보고서 오줌쌌다고 깔깔거리던 이야기를 아들녀석은 무당벌레는 처음 보면서, 책을 보고 이미 알고 있다. 


뭔가 괜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벌레들을 만져보고, 흙에서 이것 저것 만져본 경험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려나. 별 것 아니지만, 소중한 것 하나하나를 모른채 살아가는 것 같아 괜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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