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재무분석, 가치투자 공부

느리게 읽기 - 현명한 투자자 by 벤자민 그레이엄 #1

Joey 2016. 5. 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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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 저, 박진곤 역


현명한 투자자는 내게 실용서가 아닌 고전 이었다.

오랜만에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끄집어 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어지간 해서는 한권의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하는 산만함 (아마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 이리라)에, 책장을 뒤지다가 그때 그때 관심있는 주제의 책을 꺼내들고 조금 읽고마는 나쁜 버릇이, 가치투자라는 주제에 다시 천착하는 것과 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는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이 아니라는 걸 다시 느낀다. 현명한 투자자를 두고 나와 비슷한 평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넷에서 많이 봐 왔다. (물론 이 책의 가치를 한번에 이해하고 지혜를 나누는 분들도 많다) 내 경우는 아래와 같았다.

처음 읽을 때는, 너무 오래된 책이어서, 현재의 투자 환경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양한 채권 상품과 투자와 관련된 세금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미국의 경우를 다루고 있어, 우리나라의 환경에는 특히 더 적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물론, 책의 내용이 어렵고 (제이슨 츠바이그의 훌륭한 해설이 곁들여져 있음에도!) 번역에도 문제가 많다는 불만을 빠뜨리면 안될 듯 하다.

두번째, 세번째 읽을 때에는 (물론 이 경우 "완독"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역시 그레이엄이라는 찬사와 함께, 왜 워렌 버핏이 이 책을 그렇게 극찬 했는지 이해한다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처음 읽을 때, 그리고 다시 읽을 때의 내 평가가 다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투자를 위한 특정한 '기술'을 얻고자 한다면 (처음 읽을 때 내가 그랬다. 그때는 가치투자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공식"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었고, 그러한 공식과 기술, 즉, 절대적인 판단기준을 얻기 위해서 가치투자 서적을 탐독할 때 였다), 그냥 오래된 학문적 이야기들이 나열된 책 처럼 보일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라면 이 책은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시류에 따라 "철저한 분석" 없이 "높은 위험"을 감내하는 판단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무언가 잘 못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똑똑한 머리 보다는 합리적인 판단력임을 강조한 워렌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지혜가, 나 같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 깨닫게 된다.

즉, 이 책은 실용적인 기술과 지식을 배우기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투자 현인의 오랜 지혜, 철학을 배우기 위한 책처럼 받아들여지게 된다.


조금만 시각을 바꾸어 보면 이만한 투자 실용서도 없더라.

그리고 한참 뒤, 이 책을 다시 끄집어 낸 지금은, 현세에서도 딱히 아쉬울 것 없는 실용적인 투자서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수박 겉핥기 하듯 이 책을 읽었다는 후회가 든다. 그래서, 다시, 투자의 고전,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천천히 읽어 보기로 했다.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장 한장의 의미를 되짚어 보며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내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Check List"로 남겨볼 생각이다. (투자할 때 Check List의 유용성은 아래 예전 글들을 참고)

2016/03/26 - [남편의 생각/재무분석, 가치투자 공부] - 가치투자 Check List 만들기 1편

2016/04/10 - [남편의 생각/재무분석, 가치투자 공부] - 가치투자 Check List 만들기 2편


다른 가벼운 (또는 여러번 읽으며 익숙해 진 내용의) 투자 서적과는 달리 조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즉, 하다가 몇년 동안 거들떠 보지 않을 수도 있고, 이 책을 다시 읽는 동안 지겨워져서 다른 책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계속 이 블로그에서 기록을 남겨 갈 생각이고, 혹시나 이런 기록에 잔소리를 더 해주시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댓글로 많은 글들 남겨 주시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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