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하루 하루의 일들과 생각들

금연 25일 성공기. 금연 방법에 대해서.

Joey 2016. 1. 24. 22:31
반응형


금연 결심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곧 40대가 된다는 것, 얼마전 건강검진 결과가 크게 문제 되는 점은 없었지만, 처음으로 무언가 좋지 않아 보이는 말이 가득 적혀 나왔다는 점, 그리고 새해라는 점. 이 세가지가 금연을 결심한 이유였다. 그래서 2016년 1월 1일에 그냥 담배를 끊기로 했다.

말 그대로, 아무런 준비없이 담배를 끊었기에, 금연패치, 금연껌, 전자담배 등 니코틴 대용품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냥 참았고, 25일간 세번의 술자리와 두어번 과거 같이 담배피기를 즐기던 친구들과의 만남, 두어번의 짜장면 등 중국요리 섭취 등 몇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참아 냈다.

사실, 2015년 연말, 몇번의 술자리에서 같이 담배를 피며, 서로 새해에 담배를 끊을 계획이 없냐고 물어보곤 할 때에는, 작년 담배값 인상에도 끊지 않았던, 이 좋은걸 왜 끊냐고 대답하곤 했었다. 그런데, 문득 한번 끊어볼까 생각하다가 그냥 끊게 됐다. 사실, 헤비 스모커가 아니기에 더 쉽게 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루에 평균 6~8대 (출근길, 출근 후 오전 오후에 각 한대씩, 점심식사 전후에 한대씩, 퇴근길에 한대, 야근하면 저녁식사 전후로 한대씩 추가), 술마실 땐 4~5대 추가해서 피는 정도였다. 게다가, 결혼 후 와이프와의 약속으로, 아주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 있을 때에는 전혀 담배를 피지 않았었다. 가령, 추석 연휴, 휴가 등 가족들과 1주일 정도의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될 때면, 그 기간동안 전혀 피지 않았다. 사실, 주변에서는 그정도 참을 수 있으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계속 피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습관이 참 무서운게, 회사만 출근하게되면, 그리고 회사에서 약간이라도 스트레스 받으면 상당한 흡연욕을 느꼈었다.

사실, 지금도 담배를 주제로 글을 쓰면서 한모금의 간절함을 계속 느끼고 있다.


금연 후 좋아진다고 하는 점들

금연의 장점을 정리해 놓은 글들이 참 많다. 금연 후 시간대별 변화를 설명해 놓은 글들도 있고, 일상에서 금연 후 느끼게 되는 장점을 말하는 블로그 포스팅도 참 많다. 흡연욕구가 느껴질 때 마다, 이런 글들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도 금단현상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됐었다. 

이 글을 쓰면서, 호주의 금연 권장 포스터를 하나 찾았다. 확실히 담배값이 비싼 나라라서, (한 5년 전 기억으로 한갑에 1만5천원 정도 했었다), 하루에 한 갑을 피는 흡연자가 금연 할 경우 1년에 4백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긴 하다.



위에 있는 포스터가 말하고 있는, 시간별로 금연 후 좋아지는 점들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8시간 내: 과다 일산화 탄소가 배출된다

5일 내: 니코틴 대부분이 배출된다

1주 내: 맛과 냄새를 맡는 감각이 되살아 난다

12주 내: 폐의 자정 기능이 다시 활발해 진다

3달 내: 폐기능이 개선되기 시작한다

12달 내: 심장질환의 가능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1년 내: 하루 한갑 피는 사람의 경우 약 4백만원 (호주 담배가격 기준)을 절약하게 된다

5년 내: 뇌졸증의 가능성이 엄청나게 줗어든다

정말 담배를 끊으면 좋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사실 찾아보면 금연의 장점은 거의 무궁무진하며, 금연을 시도하는 입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괜히 복잡한 뉴스, 이메일을 보거나, 게임하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담배생각 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금연의 장점, 좋은점을 검색해서 글들을 읽어보시라. 금단현상 참아내는 데 큰 도움된다.


금연 후 좋아진 점

사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본인이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개인적으로는 25일만에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1. 미각이 선명해 진다: 한 1주일 정도 담배를 참았을 때로 기억난다. 난 맥심 모카골드가 이렇게 단 음료였는지 처음 깨달았다. 집에서 요리를 할 때에도,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도, 재료와 양념의 맛 하나하나가 평소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2. 피부가 좋아진다: 피부색이 밝아진다. 그리고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담배 끊었다고 하면, 그래서인지 피부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3. 담배 냄새 걱정에서 자유로워진다: 옷, 손, 입에 벤 담배냄새. 사실 주변사람에게 미안할 때가 많았는데, 전혀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좋다.

4. 주량이 늘어나고, 다음날 숙취가 줄어든다: 소주 도수가 낮아져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차이가 있다.

5. 몸이 가벼워 진다: 만성피로가 줄어들었다. 새해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6. 마누라님과 아이들이 좋아한다: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다. 

7. 주변 사람들도 좋아한다: 페이스북 시작한 이래 금연 13일차에 금연관련 포스팅을 했을 때,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담배 끊는다는데 싫어하는 사람 없다.

8. 흡연에 관대하지 않아진 사회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 든다: 이건 원래 담배안피는 사람은 못느끼는 마음일 거 같다.

9. 추운데 굳이 담배를 피겠다고 밖으로 나갈 일이 없다. 특히 최근에 더 큰 장점으로 와 닿는다.

이것 말고도 엄청난 장점이 많겠지만, 담배냄새와 연기 때문에 주변에 주던 피해를 주지 않는 다는 점만 해도 엄청난 장점일 것 같다. 담배의 노예가 아니라는 느낌도 참 좋다.


금연으로 인해 생겼던 사소한 문제점 들 (내 입장에서 금단 현상의 일부였던 것 같다)

1. 기침과 가래: 금연과 가래가 포털사이트에서 연관검색어로 나타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현상인 것 같다. 폐의 자정기능이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그 과정이 꽤 힘들었었다. 심지어는 아침에 양치질 중 너무 심한 기침으로 구토까지 했던 적이 있었다. 금연 후 1주일 후 부터 나타나서, 4주차에 접어드는 지금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감기 때 기침과는 너무 다르다.

2. 변비: 담배를 딱 끊는 순간 나타났다. 쾌변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3. 산만함: 계속 간식을 찾고, 차를 마시고, 담배 생각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시간이 많다. 점점 좋아지고 있긴 하다.


금연 방법

딱히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주변 분들에게 물어봐도 그냥 피지 말자고 결심하고, 굳은 의지로 안피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오죽하면 평생 참는 것이라고 하겠나. 그리고, 어떤 계기를 가지고 끊으면 오히려 더 끊기 어렵다고 한다. 내가 했던 것 처럼, 그냥 문득 끊어 버리고 안피는게 더 쉬운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말 효과 있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방법을 적어 보자면,

1. 무조건 담배를 피지 않는 순간을 만들어 둔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경우 담배를 무조건 피지 않는다는 약속을 오래동안 지켜왔다. 나중에는 이게 습관이 되어, 가족과 있으면 주변에서 담배를 펴도 쉽게 참을 수 있고, 어지간 해서는 담배생각이 나지도 않는 정도 였다. 이 습관이 문득 담배를 끊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2. 흡연량을 많이 줄여둔다.

예전에는 하루에 1갑 정도를 폈었다. 3년 전 흡연에 약간의 눈치를 봐야하는 분위기의 직장으로 이직한 후, 흡연량이 하루 6~8대 정도로 줄어들어 있었다. 만약에 1갑을 피던 때 였으면 이렇게 쉽게 흡연욕을 참지 못했을 것 같다.

3. 주변에 많이 알린다.

싫어하는 사람 없다. 주변에 많이 알려두면 알려둘 수록, 다시 담배를 피면 속된말로 "쪽팔릴까봐"서라도 담배를 참는데 도움된다.

4.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금연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해 둔다.

나의 경우에는 마누라님, 아이들, 회사 동료 중 1명(?)이 계속 힘을 내게 해 줬다.

5. 담배생각이 나면 (특히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금연의 장점, 금연 성공담, 금연 후기 등을 검색해 본다.

담배를 피는 타이밍이 대부분 약간의 리프레쉬가 필요할 때다. 이왕 쉬는데, 담배 생각에 힘들다면, 금연 관련 글들을 읽어보면 은근히 도움이 많이 된다.

6. 사탕, 민트 등

살찐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좋은 금연을 하는데, 살좀 찌면 어떤가. 취향에 맞는 간식거리는 금연에 분명히 도움된다.

7. 담배 냄새 때문에 주변에 미안했던 시간들을 생각해 본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올 때, 다음날 출근할 때 담배냄새나는 옷을 집어 들을 때, 회사 옷장에 옷을 넣을 때, 담배냄새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했던 기억 (이런 미안함을 못느낀다면 인성 수련부터 먼저....)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 안펴서 이런 미안함이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

8.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즐긴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 흡연욕구의 한 순간을 이기는 방법들과 흡연에 대한 의지를 강화시켜지는 방법들이니까.

니코틴패치 뭐 이런 보조제를 쓰지 말자. 그냥 의지로 이겨내면 될 것 같다.


사실, 당장 내일 흡연을 다시 하고, 금연에 실패해도 이상할 것이 없긴하다. 계속 담배생각이 나는 상태이니까. 하지만 안피고 뿌듯해 하는 성취감이 은근히 크다. 이왕 시작한거 1년 채운 뒤에 다시 기념하고 싶다.


금연!!! 의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