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여행

제주도 여행을 다녀옴

Joey 2015. 12. 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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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여름휴가, 2015년 7월초의 제주도 여행



여름 "바캉스"를 떠나기에는 약간 이른, 7월 초에 여름휴가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신체적, 정신적 휴식이 필요한 어른들이 말하는 "휴가"의 정의를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는 9살, 4살 두 꼬마녀석들이 함께한 휴가이므로 3박 4일동안 하루에 최소 한번 씩은 해변 또는 숙소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큰 원칙 하에,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지 말고, 먹는 것에 돈 아끼고 나중에 아쉬워하지 말자는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별 계획없이 시작한 여행이었다. 물론, 마누라님과 나, 둘이서만 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꼼꼼히 계획을 세웠을 리는 없다.


다녀온 곳들, 먹은 것들을 기록해 두자면,

바닷가로는 협재, 표선, 월정리해변 (또는 해수욕장)을 들렸었고, 이름있는 관광지로는 서귀포 중앙시장,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섭지코지, 쇠소깍, 만장굴을 들렸었다. 먹거리로는 호텔 조식부페 (서귀포 칼호텔에서 숙박 결재시 미리 포함해둔.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편리하되 맛은 없다), 서귀포 중앙시장에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밥집에서의 갈치조림과 옥돔구이, 섭지코지 주변 경미휴게소에서의 해물라면과 문어, 쌍둥이횟집에서의 푸짐한 회 코스요리, 돔베돈의 흑돼지구이, 이름 기억안나는 작은 식당에서의 고기국수, 오메기떡, 우도 땅콩, 관광용으로 판매되는 다양한 감귤초콜릿 등을 즐겼었다. 카페 숑 이라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마지막날 저녁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3박 4일의 일정 중 하루만을 빼고는 매일 비가올거라는 일기예보에 걱정을 가지고 떠났지만 단 하루도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들어 한국에서 경험했던 그 어떤 여행보다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잘 다녀온 휴가지만, 휴가 후 이처럼 후유증이 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이 붐비고, 시끄럽고,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 한국에서 보통 경험하는 휴일 여행이었다면 별 일 없이 일상으로 복귀했을 법 하지만, 약간은 다른 세상을 다녀온 것 같다. 

괜히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이제는 자기 할 말들을 또박또박 다 하지만 9살 나이에 걸맞는 엉뚱함과 고집으로 어른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첫째녀석을 혼내기도 하며, 미운 나이 4살에 걸맞는 투정을 부리는 둘째녀석에게 피곤함을 느끼는 일상은 그대로 였지만, 뭔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일상을 내려놓고 정착해서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는 곳에서 나도 똑같이 다 내려놓고 30대 후반의 나이에 하고싶은 일을 찾아보고 싶다는 철없는 생각이 계속 머리속을 떠나지 않아서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좀 힘든 것 같다.

생계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그런 내려놓음이 행복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며,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철없음으로 해석해야만 하는 소위 "어른들이 가져야 할 책임감 있는 생각"에 강하게 메여있어, 금방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겠지만, 아직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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