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독서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

Joey 2013. 4. 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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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


인터파크에서 전자책 "비스킷" 단말기를 살 때, 이벤트에 당첨되어 전자책 상품권을 받아둔게 있다보니, 보고싶은 책이 있으면 일단 사 두고 본다. 

빅픽쳐에서 시작하여 모멘트, 위험한 관계, 행복의 추구, 파리5구의여인 등 우리나라에 번역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보면서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기에, "템테이션"도 출간되자 마자 일단 사 뒀다. 꼬박꼬박 전자책으로 출간해 줘서 고마운 작가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욕심에 사둔 책은 많은데, 회사나 집에서 있는 소소한 일들로 시간은 없고, 지극히 개인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책을 10분, 20분 집중해서 읽기도 힘든 상황이 몇달간 계속되다 보니 템테이션도 알게모르게 기억에서 잊혀졌다. 얼마 전, 인터넷을 뒤지다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 나왔다는 걸 알게됐다(이번 신작은 "리빙더월드" 라고 한다. 어머 이건 사야돼......).

더글라스 이 양반도 엄청난 다작을 하는 작가인가 보다. 아직 템테이션은 책장도 못넘겨 봤는데......

읽어야겠다는 압박감, 그리고 간만에 주말에 심적 여유를 갖게 되어 책 표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답다. 

압축적이고 간결한 문장. 빠른 이야기 진행. 약간 느슨해 지는 순간 나타나는 반전들. 명확한 기승전결 구조. 금요일 밤. 토요일 밤. 약간의 잠을 희생하면서, 지루한 틈 없이 다 읽었다. 재미 만큼은 일단 보장되는 작품.

오랜 무명 생활에도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남자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부인과 딸이 있고, 생활은 그리 풍족하지 못하다. 미칠 듯 사랑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심하게 싸우다가도 다시 일상의 균형을 찾을 만한 평범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주인공에게 노력에 대한 대가라도 되듯이 성공이라는 단어가 삶의 중심으로 파고든다. 유명한 시트콤 작가가 되며, 새로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 대로를 걷게 된다. 그리고 부인과는 헤어지지만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품고사는 그런 아빠가 되기도 한다.

(이정도는 인터넷 서점에서 다 나오는 내용이기에 스포일러가 아니다)

이정도 보면 더글라스 케네디 답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남자가 주인공이며, 가정생활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행복하지 못한 삶이며, 이혼을 겪게 되고 새로운 여인을 만나게 된다. 이런 전형적인 패턴에 대해, 작가가 어릴 때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사이가 좋지 않았을 거라는 과한 추측성 이야기를 와이프와 주고받으면서 책을 읽었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으면 주인공의 삶이 뒤흔들리는 반전이 나오리라 예상을 하게 된다.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들에서 하나의 패턴처럼 나오는 이야기 진행.

이런 예상은 틀리지 않고 진행된다. 물론, 스토리 진행을 예상했을 뿐, 반전이나 해결과정은 역시나 상상 밖의 영역에 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은 재미가 있다.

사실, 처음 빅픽쳐나 모멘트 등을 봤을 때 만큼의 재미는 없는 듯 하다. 와이프와 소설의 반전이나 전형적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더글라스 케네디 스타일의 반전은 "허접한 반전"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와이프는 추리소설 마니아다. 반전 하면 데니스 루헤인의 셔터 아일랜드 정도는 되어야 반전이라 할만하다는 주의). 전형적 스타일에 조금 질렸다고나 할까.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든 작품을 다 읽지 않은 독자라면, 아직 이 사람의 스타일이 전형성을 띄고 있다는 걸 모르기에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모든 작품을 다 읽은 독자라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니까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모두가 필사적으로 추구하는 건 자기 존재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그 확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면 얻어질 수 있다."

와 닿는 구절 하나로 서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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