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심농, 매그레 반장 시리즈 중 "생피아크르 사건"
범죄가 발생하면, 거기에 관계된 몇몇 인물들의 주변을 우직하게 파고들면서 "누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우연히 사건의 실마리를 마주치기도 하고, 압박감을 느낀 범인이 스스로 자신의 과거와 범죄사실을 털어놓기도 하며, '난 범인인데 증거가 없네....'라는 자세로 매그레 반장을 약올리듯 범인이 자신을 드러내는 정도의 패턴이, 지금까지 읽어본 매그레 반장 시리즈의 문제 해결 방식이었다.
매그레를 읽다보면, 물질적인 증거 보다는 사람의 행동이 중심이 된 문제 해결방식이 어떻게 보면 추리소설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을 주기도 하고, 뭔가 짜릿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요즘의 정교한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이 시리즈를 읽게 되는 건, 금전과 같은 물질에 대한 탐욕, 이성에 대한 탐욕, 자신은 갖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열등감, 아무도 몰랐던 일이지만 뒤늦게 수면위로 떠오른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심리를 압박하게 되면서 느끼는 후회 등, 사람의 마음을 집요하게 다루는 데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생피아크르 사건"
이 책도 똑같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패턴의 상황과 문체를 느끼면서 읽어가다 보니, 어...... 요번 건 뭔가 조금 다르다.
사건이 발생하는 패턴과 그 사건이 해결되는 방식과 좀처럼 매그레 시리즈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반전"이라는 요소를 만날 수 있었다. 사건의 중심에는 탐욕이 있고, 후회가 있으며, 각자의 상황에서 발버둥치는 인간들의 군상이 나타난다. 이건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종이한장이 경찰청에 전달되면서 시작되는 "예고 살인"이라는 사건의 발생 패턴이 "명탐정 코난"과 같은 느낌을 주고, 사건을 쫓아다니는 건 변함없이 매그레 반장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건 다른 사람이며, 반전이 있다.
그래서인지, 지루한듯 읽던 책을 덮으면서는 이번 편은 참 재밌네..... 라고 혼자 중얼거렸던 것 같다.
추리소설인 만큼 재미에 방해될 만한 "스포일러"는 하나도 안남기는 깔끔한 리뷰. ㅋ
매그레 시리즈 5~6권 읽고서, 추리소설이 뭐 이래...... 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중간에 몇권 건너 뛰고 "생피아크르 사건"을 한번 읽어보시라. 조르주 심농이 한단계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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