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독서

[경영/경제]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Joey 2011. 12. 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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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로 몹시 바쁠 때, 뭔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거리를 찾다가 책 3권을 질렀다. 그 중 비교적 가볍게 느껴지는 책이라서 가장 먼저 집어들었고, 늦은 퇴근이라도 자기 전에 짬짬이 읽어오다가, 어제 최종 보고가 끝나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늘 다 읽어 버렸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원 제목은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패러디 한 듯한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다. 80번의 거래를 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닌 이야기. 번역 제목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고, 번역 제목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좀 더 잘 팔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금융가에서 일하던 한 젊은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들이 책상과 모니터에서만 이루어지는 수많은 경제적 거래를 벗어나, 현실 속의 실물 상품이 오고가는 시장에서의 거래 속으로 직접 뛰어들었을 때 유용한 것인지, 그리고 그런 실물 시장에서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온세계를 돌아다니며 체험한 이야기다.

아프리카에서는 시골마을에서 수공예로 만들어진 카펫을 사서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하며, 낙타 거래에 뛰어 들기도 하며, 커피를 사서 다른 나라에 팔기도 한다. 그리고 남아공의 칠리소스와 와인을 사서 인도와 중국에 가져다 팔기도 한다.  말을 거래하기도 하며, 옥의 원석을 사서 장인에게 가공을 맡긴 뒤 시장에 가져다 팔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이라고 할 만한 중국에서 낮은 가격에 제조가 가능한 공기 주입식 서핑보드를 발견하고는, 자신이 고안한 브랜드를 붙이고, 멕시코에서 유명한 서핑보드 선수의 평판을 직접 얻은 뒤에 스포츠 용품점에 대량으로 가져다 팔기도 한다. 멕시코에서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좋은 품질의 브랜드를 가진 테킬라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가져가서 팔기도 한다. 여행과 무모해 보이는 거래의 마지막은 브라질의 조림 원목을 여행이 시작된 곳이자 자신의 집이 있는 영국으로 다시 가져와 팔면서 끝이 난다. 이러한 수많은 Trading에서 손실을 보기도 하고, 푼돈을 벌기도 하지만, 몇번의 대규모 거래에서 많은 돈을 벌면서, 최초 여행을 시작하며 계획했던 투자금 대비 100% 수익율을 달성하며 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저자의 글솜씨가 좋아,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익숙치 않은 상품과 시장에서 수많은 상인들을 상대하며 오고가는 협상의 이야기들도 흥미 진진하다. 그리고 이런 잔잔한 재미 속에서도 몇가지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교훈들이 남는다.

저자가 경험한 수많은 거래에서, 물론 '운'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돈을 벌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은,

투자 또는 거래의 대상이 되는 상품을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
그 상품을 거래하는 상대방이 신뢰 가능한 사람일 것,
그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의 속성을 잘 알고 있을 것,
그리고 상품의 속성이든 자신의 상황이든지 간에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여 협상에서 스스로가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지 말 것, 

등의 몇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였다. 그리고, 끊임없이 투자와 거래를 위한 기화를 탐색하고 아이디어를 찾는 노력이 여기에 더해졌었다. 또, 약간 마케팅 적인 생각을 더해보자면, 당연하게도 좋은 품질의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적절한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 매력적인 브랜드 가치와 스토리를 더할 것 등등.....

이 책의 저자가 접한 수많은 상황 속에서, 성공적인 거래를 뒷받침해 준 이러한 조건들(운은 제외하자)은 결코 어려운 이론들이 아니다. 회사를 좀 다니면서 구매든, 영업이든 자금이든 협상과 거래를 직간접적으로 겪어 본 사람들이라면, 딱히 정의 내리고 명쾌하게 설명하진 못하더라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을 만한 것들이다.

현실에서 늘 이렇게 완벽한 조건들이 갖춰진 상황에서 일을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뒤틀려진 상황이 더 많을 것이고, 그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 내야할 때가 더 많다.

하지만, 자신이 특정 거래의 기회나 투자의 기회를 선택할 수 있을 때에는 이런 조건이 갖춰진 상황에서만 투자나 거래에 참여를 한다면, 성공의 확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워렌 버핏의 비유도 이런 상황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충 아래 정도의 내용이었던 것 같다.

유명한 야구선수인 테드 윌리엄스는 스트라이크 존을 세세히 구분하여, 자신있고 좋아하는 코스로 좋은 공이 들어올 때에만 방망이를 휘둘러서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투자에서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정말 잘 알고 있는 투자대상이 좋은 가격으로 거래할 기회가 왔을 때만 방망이를 휘두르면 되는 것이다. 다만, 투자는 몇번의 좋은 공을 놓쳤다고 해서 아웃되지 않는다. 나쁜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면 아웃이 되겠지만......


결론 :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가볍게 보자면 한없이 가벼운 책이고, 진지해 볼려고 하면 약간은 진지한 생각거리를 주는...... 머리 식히는데에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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