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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경, White Day를 잘 넘기기 위한 의도로 궈니엄마에게 아래의 메뉴를 기준으로 내가 직접 만든 코스요리를 멋지게 즐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선언 했다. 코스는 메인 디쉬 격인 요리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요즘 꽂혀있는 이탈리안 스타일로 꾸며봤다.
- 안티파스토 : 프로슈토를 곁들인 카프레제 셀러드
- 쥬파 :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신선한... -_-;;; 즉석 양송이 숲
- 프리모피아토 : 지중해풍의 어린이 파스타, 닭가슴살을 곁들인 시금치 페스토 푸쉴리
- 세콘도피아토 :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
- 돌체 : 물 한잔 -_-;;;
암튼 모든 요리 메뉴들이 일단 책에 나온 레서피 상에서는 간단히 만들만 해 보였고, 맛있어 보였기 때문에 이런 코스요리를 와인과 함께 즐기면서, 멋진 화이트데이 기념 저녁 식사를 하자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하지만, 잔치상차림 등 정식의 식사를 차려본 적이 한번도 없는 내가 마누라님을 모시고 코스요리를 대접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걸 여실히 깨달은 저녁이었다. 실험정신으로 가득찬 요리들을 맛있게, 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게 도대체 맛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먹긴 했지만, 힘들었다.
힘들었던 전반적인 상황을 궂이 설명을 해 본다면......
한명이 완전히 희생을 하거나, 아주 숙달된 실력을 갖추고 있거나 둘 중에 어떤 것도 아닌 상황하에서, 요리를 맡아 접대를 시작한 나는 시간이 갈수록 허리는 아파오고, 첫번째 코스는 다 먹었는데 두번째 코스를 위한 파스타 면은 아직 냄비에서 익어가고 있고, 오며가며 밥 먹어가며 요리하며, 와인도 한잔씩 곁들이다 보니 정신은 갈수록 혼미해 지고...... ㅋ 이처럼 아마츄어 요리사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계속되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뭐...... 재밌는 저녁 한때였다. 이상한 맛의 요리들을 맛있게 먹는다고 마누라님과 아드님만 고생하셨지......
담부터는 1~2가지 요리에 집중해서 여유로운 저녁을 즐겨야겠다는 맘을 가지게 되었다.
아래는 그날 저녁 날리치며 먹었던 주요 요리들 사진 되시겠다.
안티파스토...... 전채요리 격인 프로슈토를 곁들인 카프레제 셀러드
프리모피아토...... 첫번째 메인 디쉬..... 파스타류 두가지를 만들어 봤다.
닭가슴살을 곁들인 시금치 페스토 푸쉴리
그리고, 지중해풍의 어린이 파스타......(파스타 면이 알파벳 모양이라서 그냥 어린이 파스타다.)
세콘도피아토...... 두번째 메인디쉬... 지극히 한국적인 요리가 뜬금없이 나타난다. 그래도 앞선 요리들은 개인적인 실험정신이 중요했지만, 한가지 요리 정도는 궈니엄마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마음에......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
약간 이탈리아 스러운 요리의 레서피는 예전 포스팅에서 한번 말한 적이 있는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라는 책을 주로 참조해 본 것들이고, 간장양념 닭날개 구이는 그냥 개인적인 경험과 감과 여러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참조한 초 간단 내 방식의 레서피에 따라 만들어 본 것이다.
이런 블로깅을 하면서 유명한 요리 블로거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요리 만드는 것도 번거로운데(물론 재미는 있다) 언제 그 멋지고 아름다운 '과정샷'들을 찍어서 남기는 것인지...... 또 어떻게 그걸 하나하나 블로깅할 수 있는 것인지......
난 참 게으른 요리 블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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