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여행

겨울 문경새재 나들이 (스타벅스 스탬프 투어!)

Joey 2015. 2. 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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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경새재 여행



저 다이어리에 도장 하나 찍는게 뭐라고, 추운 겨울날 서울에서 차를 몰고 문경까지 다녀오게 된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초에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마누라님께 선물해 드리면서, 올해는 여기 도장찍으로 두루두루 돌아다니는 것만 해도 따로 여행 계획 새울 필요 없이 한해가 훌쩍 지나가겠다고 서로 이야길 나눴었고, 한번 해 보자고 다짐했었고, 그 첫번째 실행이 문경이었다. (문경새재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보니, 줄 서 있던 손님들의 70~80% 정도가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더라.... ㅋ)

문경새재라는 여행지 자체가, 야외의 오래된 성곽들 (관문)과 사극 촬영지를 돌아보고, 레일 바이크를 타는 것이 목적이 되는 곳이라, 겨울 여행지로는 적합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적어도 한달에 한 곳의 스탬프 투어를 떠나야 겠다는 다짐과, 준비되지 않은 여행자로서 가장 가까운 곳에 먼저 가겠다는 마음가짐 덕에, 문경을 향해 떠나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 첫째 녀석의 수영 수업이 있어, 느즈막히 길을 나선 것도 모자라, 반포대교 근처 강변북로를 한참 달리던 중, 둘째 녀석의 어린이집 예비 수업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차를 돌리는 해프닝 까지 겪으면서 찾아간 곳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

무척 추운 날이었고 그 날씨가, 겨울 여행지로 적합하지 않은 문경 가는 길을 막히지 않게 해준 덕인지 모르겠지만, 2시간 남짓 달려 도착했다 (나중에 날씨 좋을 때 아침일찍 나서서 아무런 해프닝 없이 편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찾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걷기 좋은 관광지고 서울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 좋은 거리다)


이날 날씨는 대충 이랬다.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지만, 한 겨울이었고, 차디찬 바람이 불었으며, 몹시 추웠다. 다음에 문경을 찾는다면 꼭 걷기 좋은 화창한 봄날, 또는 선선한 가을날에 다녀오리라.


하지만, 문경새재 제 1관문 까지만 다녀오고, 늦은 시간과 너무 추운 날씨에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산책로로서 문경새재길은 완벽했다. 


군데군데 개울을 건너갈 만한 돌다리들이 놓여 있어 아이들에게 작은 재미거리를 주기도 하고,

겨울, 약간 늦은 오후의 갈대밭도 운치가 있다.

우회해서 갈 수 있는 길도 잘 꾸며져 있고, 오래된 한옥이나 우물가를 재현해 놓은 곳들이 있어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해 준다.

여기가 1관문. 아주 어릴 때 내가 부모님과 문경새재를 찾았을 때, 그때도 아마 겨울이었고, 딱 여기까지만 왔던 것으로 기억난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아이들과 똑같은 여행을 하고 있다는게 재밌게 느껴진다.

2관문, 3관문 까지 더 가보고 싶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일단 철수.

날씨 좋을 때 근처에 적당한 숙소 한곳을 잡아두고 1~2박 정도의 일정으로 다시 찾아볼 생각이다. 볼거리가 꽤 있을 듯 하다.

여기가 문경새재 스타벅스. 한옥 모양이며, 실내에는 좌식 테이블이 갖춰져 있는 등 나름 특색있는 인테리어의 카페라서 나름 유명새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사진만 볼 때 그 느낌이 훨씬 좋다. 실제로 보면, 한국 관광지의 전형적인 식당들 (큰 간판과 원조를 강조하는 문구들로 한껏 치장한)에 둘러쌓여 있어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관광산업이라는 비즈니스와 한국적 문화를 재해석 하는 것에 스타벅스가 상당히 능숙한 것 같다. 세련된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주변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자리잡고 있는 문경새재 스타벅스를 보자면, 우리나라의 오래된 관광지의 전형적인 모습들도 조금씩 차분하고 아름답게 변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경도 그렇고, 관광지로 유명한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초등학교때 돌아다니며 머리속에 남겨둔 기억에서 크게 달라진게 없다. 중국산 제품을 잔뜩 가져다 놓은, 기념품 답지 않은 조잡한 물건들만 늘어놓고 장사를 하는 기념품 가게, 친절하지 못한 자극적인 양념 범벅의 '한식'을 파는 식당들,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들, 지역 특산품이라고 칭하는 몇몇 식재료를 바닦에 깔아놓고 팔고 있는 할머니들...... 이런 것들이 주는 정겨운 느낌의 촌스러움, 적당한 수준의 장삿속과, 약간은 이국적인 느낌을 줄 만한 세련됨을 잘 버무린 그런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문경새재 맛집이라고 일컬어지는 식당은 저번 포스팅 참고. 난 별로였음.


2015/01/18 - [남편의 생각/요리와맛집] - 문경 새재할매집, 문경새재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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