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1 종료/ㄴ 요리와맛집

남은 백숙이 지겨워질 무렵, 치킨 리조또를 요리해 먹자.

Joey 2013. 3.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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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숙이 지겨워질 무렵 만들어 먹는 토마토 치킨 리조또

 

 

SNL을 보며 늦게 잠자리에 들어,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게되고 피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난 주말에는 9~10시 무렵에 기억도 못할 만큼 잠에 빠져 일요일인데도 조금 일찍 일어났다. 아침 먹거리를 찾으며 마누라님을 깨웠더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책을 보느라 새벽 5시에 잠들어서 도저히 못일어나겠단다. 애들 밥도 먹이고 내 끼니도 알아서 챙기라고 한다.

 

별 입맛이 없어 멍하니 TV를 보며 잠을 깨우다가, 씨리얼 한그릇으로 대충 아침을 때우는 아들을 보니 왠지 미안해서(둘째는 이유식 비슷한 국밥을 먹었으니 일단 됐다), 뭐라도 만들어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이틀정도 먹다가 조금 남은 백숙, 저번에 파스타 만들어을 때 조금 사용하고 남은 토마토 퓨레, 그라나파다노 치즈. 대충 머리속에서 리조또라는 조합이 완성된다. 치킨 리조또를 정말 맛있게 해 먹으려면 치킨스톡이 있어야 된다는데, 일부러 스톡을 내는 번거로운 짓을 하기는 정말 싫고, 큐브 형태로 나오는 치킨 스톡은 아무리 유기농이라고 해도 라면 스프 느낌이 나서 싫다. 백숙 국물. 이제 막 돌이 지난 둘째녀석도 같이 먹는다고 황기 같은 한약재도 넣지 않고 마늘과 닭만 가지고 국물을 냈기 때문에 기름기는 조금 많겠지만, 육수로 쓰기에 좋다.

 

큼직한 닭을 사와서 백숙을 끓여 한두끼 먹고 질릴 무렵에는 리조또를 만들어 보자.

 

재료

1. 백숙 국물과 푹 익은 고기 약간

2. 올리브오일, 마늘, 후추, 소금, 바질, 그라나파다노(또는 파마산) 치즈

3. 토마토 퓨레(파스타용 소스는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서 적당한 타이밍에 넣어도 좋을 것 같다)

 

레시피

1. 백숙은 뜨겁게 끓여둔다(나중에 쌀을 볶으며 익힐떄 뜨거워야 쌀이 퍼지지 않는다)

2. 팬에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마늘을 볶아 충분히 향을 낸다.

3. 쌀을 넣고 오일에 잘 볶아낸다.

4. 쌀에 투명한 느낌이 날 때, 백숙 국물을 한두 국자 더해 준다.

5. 잘 저으면서 물이 졸아붙으면 백숙 국물을 한두 국자 더해주고 저어주는 과정을 반복한다. 다된 밥을 국물에 넣고 죽처럼 만든다음 치즈를 넣는 것이 리조또라는 블로그 포스팅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음식이란게 맛있고 자기 입맛에 맞으면 최고라지만...... 음......

6. 쌀을 조금씩 먹어본다. 알덴떼의 식감이 적당히 살아 있을 때, 토마토퓨레와 바질을 넣고,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을 해 준 다음, 약간 더 익혀준다.

7. 백숙에 남은 닭고기 살을 잘 발라내어 함께 섞어준다.

8. 쌀을 밥처럼 푹 익히지 말고 심이 살어있는, 꼬들꼬들하고 씹히는 식감이 조금 남아있을 때 접시에 담아낸다.

9. 치즈를 갈아서 넉넉하게 뿌려준 다음 먹는다.

 

 

 

한 20~30분이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백숙의 맛과 향이 잘 간직되어 있으면서도, 마늘향 가득 담긴 올리브오일과 토마토의 향이 느끼하지 않으면서 약간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훌륭한 요리가 된다.

죽처럼 만들지 말고 쌀을 오일로 한번 그리고 백숙 국물로 천천히 볶아 낸다는 느낌으로 만들어 보시라. 꼬들꼬들 씹히는 식감과 고소한 쌀의 향이 입안을 즐겁게 해 준다.

 

아침부터 한국 사람이 무슨 리조또 같은 거창한 요리를 만들어 먹냐고? 아니면 아침에 이런 걸 먹으면 입안이 까끌거리지 않냐고? 이탈리아에서도 아침부터 치킨 리조또를 만들어 먹지는 않을 지도 모르겠다.

 

무슨 상관인가. 내 입에 맛있고, 아들녀석이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주는데, 그러면 됐지.

 

 

 

 

흠. 원래 잘 생긴 녀석인데, 아침에 내복입고 퉁퉁 부은 얼굴로 나왔구나. 미안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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