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eason 2/ㄴ영화▪드라마 이야기

영화,드라마이야기 2. 킹덤: 아신전

Joey 2021. 7. 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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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아신전

드라마와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다르다.
수많은 관계와 다양한 사건들을 연결시켜가며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드라마는, 느슨한 전개로 지루해 지거나, 큰 줄기를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해 산만해지는 경우가 있다. 2~3시간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는 스토리와 인물들 간의 관계가 너무 압축되어 전하고자 하는 바가 흐려질 때가 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처럼 길게, 그리고 상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을 좀 더 선호한다. 소설의 경우에도 짧은 호흡과 축약된 설정, 관계 속에서 작가의 머리속을 상상해 가며 읽어야 하는 단편소설 보다는 두툼한 장편, 스릴러 소설이 더 재미있다.
한참, 긴호흡의 드라마를 즐겨 보다, 그 유명하다는 기생충을 보고나서, 재밌기는 한데 좀 더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10편 정도 한 시즌의 멋진 드라마가 될 듯해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으니, 취향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킹덤: 아신전이 드라마 한 시즌이 아니라, 드라마의 외전 성격인 영화 한 편으로로 제작되었다는 소식에, 아쉬운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왠걸. 두어번 끊어가며 중간에 딴짓을 해 가며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 한편을 겨우 볼 정도로 산만한 뇌를 가지고서, 킹덤: 아신전은 한 호흡으로 마지막까지 즐겼다. 재밌고 잘 만든 영화다.
높은 몰입도, 멋진 연출, 주인공 아신이 펼쳐나가는 하드보일드 스타일, 생각지 못한 하지만 개연성이 충분한 반전. 이 정도로 이 멋진 영화를 표현할 주요 키워드를 뽑아낼 수 있을 듯 하다. 어떤 기사에서는 김은희 작가가 쓴 글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도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물론 킹덤 말고 김은희 작가의 작품 중 내가 본게 뭔지는 모르겠다. 시그널도 못본 입장이라. 챙겨봐야겠군). 고정된 캐릭터로 종종 연기력에서 아쉬움을 주던던 전지현도 (대사가 그리 많지 않아서일지 모르겠지만) 흠잡을 데 없이 연기한다.
한을 품은 한 소녀가 어려움 속에서도 키다리 아저씨 같은 주변인물들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고, 강력한 힘을 얻어 멋지게 복수하는 이야기에 익숙해진 시대에, 그런 익숙함과는 완전히 다른,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일 수도 있는, 가족과 아버지를 잃고 한번도 웃을 일 없이 그저 살아만 남은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주인공 아신이,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몰입의 요소가 아니었을까.

키다리 아저씨는 행운을 가져다준 인물이 아니었고, 힘을 길러 복수에 나서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통쾌하지 않다. 복수 후에도 아신은 아무런 감정이 없다. 처음 보여준 그 표정 그대로 혼자서 또 자기 할 일을하며 살아간다. 기쁨, 희망과 같이 흔히 보던 영화의 결말에서 보여 줄 법한 모습은 전혀 없다. 이런, 그냥 살아야만 하는 모습을 펼쳐나가는 스토리 전개를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적이 그리 많지 않다. 흔히 하드보일드 스타일이라고 말하던 내 취향의 스릴러, 범죄 소설에서 보던 스타일을 우리나라 영화에서 본다는게 즐겁다.
킹덤 1, 2를 포함하여,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소설로 출간되어도 재미있을 듯 한 작품을 본 적이 많지 않은 듯 한데, 킹덤: 아신전은 소설로 읽었더라도 두어번의 반전에 놀라며 긴 여운을 책을 덥을 수 있지 않았을까.

킹덤: 아신전, 이 영화의 이야기만으로도 전개와 반전, 결말이 완벽하지만, 킹덤 시즌 2의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등장하여 왜 생사초가 조선으로 흘러들어왔는지 근원을 말해줄 듯 하던 그 전지현의 모습을 이어주는 이야기로도 완벽하다.
이 정도면 킹덤 1, 2를 즐겼던 시청자들은 아신전을 보고 나서는 시즌 3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게된다. 세자 이창과 아신의 만남 이후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될 지 기대된다.
얼른 시즌 3 만들어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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