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 시작은 참 좋았다. 연초에 계획했던 대로, 출장 다니며 쌓아뒀던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호텔, 항공권, 렌트카에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네 식구가 3박 4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한참동안 정신적으로 휴가 후유증에 시달릴 만큼 (후유증이란게 별거 아니다. 그냥 일하고 싫고, 모든걸 내려놓고 제주도 정착을 시도해 볼까 하던 쓸데 없던 생각이 계속되어 힘들었던게 후유증이었다)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휴가에 돌아와 출근했던 첫 주도 대체로 괜찮았다.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할 파트너를 만나서 만족스러운 회의를 가진 후, 해외출장 계획을 같이 세웠고, 직장 동료와 지방 사업장을 방문해서 그간 머리를 아프게 하던 다른 업무에 약간의 진전을 만들어 냈었다. 그리고 계열사의 다른 동료와 퇴근 후 맥주한..